시선AI, 폐쇄형 AI로 공략하는 공공·금융 시장…’한국형 팔란티어’ 가능성 주목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가 2분기 호실적을 달성했다. 팔란티어의 성공은 단순히 AI 성능이 아니라 데이터를 외부로 내보내지 않는 폐쇄형 AI 환경에 있다. 미국 정보기관과 국방부에서 검증된 뒤 민간 기업으로 확장하며 성장했고, 2026년 2분기에는 매출액이 19억 4000만 달러(한화 약 2조 7,662억 원)로 전년 대비 93% 증가했다. 알렉스 카프 CEO는 고객 데이터가 타사의 AI 학습 자산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핵심 가치로 강조한다.

국내에서는 시선AI(340810)가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회사의 핵심 사업인 인트라젠엑스(IntraGenX)는 공공기관과 금융권을 겨냥한 온프레미스 AI 코드 어시스턴트다. 외부 네트워크가 완전히 차단된 에어갭 환경에서도 구동되며, 기관 내부 서버에 설치돼 데이터 유출 없이 규제를 준수할 수 있다. 개발자는 설계 의도만 입력하면 코드와 모델 생성을 지원받을 수 있다.

이는 클라우드 기반인 커서(Cursor)나 깃허브 코파일럿과 차별화된다. 해당 서비스들은 소스코드가 외부 서버로 전송되는 구조여서 망분리 환경에서는 사용 자체가 어렵다. 결국 공공·금융과 같은 보안 중심 조직에서는 AI 성능보다 먼저 “기관 내부에 설치 가능한가”가 중요하다. 팔란티어 역시 이러한 시장에서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사업 모델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기존 시스템 구축 사업은 프로젝트가 종료되면 매출도 끝나는 경우가 많지만, AI 개발 도구는 개발자 계정 기반의 라이선스 구독 형태로 반복 매출이 발생한다. 차세대 시스템 구축 사업 한 건에 수백~수천 명의 개발자가 참여하는 만큼, 안정적이고 규모 있는 소프트웨어 매출원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시선AI 측의 설명이다.

시장 환경도 회사에 우호적이다. 정부는 2026년 AI 예산을 총 9조9000억원 규모로 확정했으며, 이는 2025년 본예산의 약 3배 수준이다. 기술개발, 인프라 구축, AX(인공지능 전환) 사업 전반에 예산이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투자 대부분은 보안과 규제가 중요한 공공 영역을 중심으로 집행될 가능성이 높다.

시선AI는 이미 이러한 레퍼런스를 보유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과 몽골국제공항 자동출입국심사 시스템, 정부청사 얼굴인식 시스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출입통제 시스템 등을 구축하며 공공 보안 분야에서 실적을 쌓아 왔다. 기술력 측면에서도 2021년 미국 NIST 얼굴인식 평가 5개 부문 글로벌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최근에는 산업통상부의 AI 기반 스마트 대중교통 시스템 개발 사업에도 참여해 온디바이스 LLM 에이전트와 비전 AI 기술을 담당하고 있다. 이는 기존 보안·인식 기술을 넘어 AI 플랫폼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선AI 관계자는 “팔란티어가 정보기관 등에서 신뢰를 확보한 뒤 민간 시장으로 확장했듯이, 시선AI 역시 공항·정부청사 등 보안이 중요한 영역에서 구축한 실적을 바탕으로 공공·금융 AI 시장으로 진입하고 있다”며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보안이 필요한 폐쇄형 AI 시장을 선점한 뒤 확장한다는 성장 경로는 팔란티어의 전략과 같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